최근 몇 년 사이 주 4일 근무제는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노동 제도 변화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과거에는 주 5일, 주 40시간 근무가 당연시되었지만,
기술 발전과 업무 효율화로 같은 성과를
더 적은 시간 안에 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동시에, 직원들의 워라밸에 대한 요구도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와 원격근무가 보편화되면서,
꼭 하루 종일 사무실에 있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커졌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근무일을 줄여도 생산성과 효율성을 유지할 수 있다면,
주 4일제도 가능하지 않겠는가?라는 논의가 힘을 얻게 된 것입니다.
특히 영국, 아이슬란드, 스페인 등에서 진행된 주 4일 근무 시범사업은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급여를 줄이지 않고 근무일만 줄였는데도,
생산성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상승하고,
직원들의 행복도와 건강 지표가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본처럼 장시간 근무 문화가 강하거나,
제조업·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나라에서는 아직 제도 도입이 쉽지 않습니다.
주 4일 근무제에 대한 논의는 단순히 하루를 더 쉬자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가,
일과 삶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과 연결됩니다.
이 글에서는 해외 주 4일 근무 사례, 장점과 한계,
그리고 한국에서의 도입 가능성을
기존 주 5일 근무와 비교하여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해외에서 실험한 주 4일 근무제
주 4일 근무제는 단순히 하루를 덜 일한다는 개념을 넘어,
근무시간을 줄이면서도 동일한 혹은 더 나은 성과를 내는 방식입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많은 나라가 시범 운영을 해왔습니다.
① 영국 사례
영국에서는 2022년 대규모 파일럿 프로그램이 진행됐습니다.
61개 기업, 약 2,900명의 직원이 참여했으며,
급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근무일만 4일로 줄이는 방식(100:80:100 모델)을 채택했습니다.
그 결과:
참여 기업의 92%가 제도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응답
직원 스트레스 수준 39% 감소, 번아웃 71% 감소
매출 평균 1.4% 증가, 이직률 57% 감소
이는 시간을 줄이면
성과가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결과였습니다.
② 아이슬란드 사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공공기관에서
주 35~36시간 근무제를 운영했습니다.
2,500명 이상의 근로자가 참여했는데,
생산성은 유지되거나 증가했고,
근무 만족도와 삶의 질이 모두 개선되었습니다.
현재 아이슬란드 전체 노동자의 86% 이상이
근무시간 단축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③ 스페인 사례
스페인 정부는
EU 지원금을 활용해 수백 개 기업에 주 4일 근무를 지원했습니다.
급여를 줄이지 않고 근무일만 줄였으며,
일부 기업에서는 결근율 30% 감소,
매출 성장, 직원 만족도 상승 등의 성과가 있었습니다.
또한 출퇴근이 줄면서
탄소 배출이 감소하는 환경적 효과도 있었습니다.
④ 일본과 호주 사례
일본에서는 파나소닉, 마이크로소프트 재팬 등
일부 대기업이 주 4일제를 도입해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지만,
장시간 근무 문화와 인식 문제로 확산 속도는 느립니다.
호주에서는
몇몇 기업이 시범 운영 후 생산성 유지와 직원 만족도를 동시에 확인했고,
IT·디자인·마케팅 등 창의적인 직종을 중심으로 확산 중입니다.
정리
해외 사례는 공통적으로 생산성 유지·상승, 직원 행복 지수 향상,
이직률 감소, 환경 개선이라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문화적 차이, 업종 특성, 제도 설계 방식에 따라
성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합니다.
주 4일 근무의 장점과 한계
장점
생산성 향상
근무일이 줄어들면 직원들은 제한된 시간 안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불필요한 회의, 보고, 잡무가 줄고,
핵심 업무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게 됩니다.
영국 파일럿에서는 평균 근무시간이 20% 줄었지만,
성과는 그대로 유지되거나 더 좋아졌습니다.
건강과 행복 지수 상승
추가로 확보한 하루는
휴식, 가족과의 시간, 자기계발 등 다양한 활동에 활용됩니다.
이는 스트레스 감소, 수면 질 향상, 번아웃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WHO 보고서에서도 근무시간 단축이
정신 건강과 신체 건강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발표했습니다.
인재 유치와 유지
주 4일제를 운영하는 기업은 구직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며,
기존 직원들의 이직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워라밸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인재 확보 경쟁에서 큰 장점이 됩니다.
환경적 이점
출퇴근 횟수가 줄어들어 차량 운행, 대중교통 이용이 감소하고,
그에 따른 탄소 배출량이 줄어듭니다.
또한 사무실 운영일이 줄어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도 있습니다.
한계
모든 업종에 적용 불가
제조업, 의료, 서비스업 등
항상 인력이 필요한 업종에서는
단순히 근무일을 줄이는 것이 어렵습니다.
교대근무 인력을 늘려야 하며,
이는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임금 문제
급여를 유지하면서 근무일을 줄이면 인건비 부담이 커집니다.
반대로 임금을 줄이면 근로자의 반발이 큽니다.
일부 국가는 이 문제로 시범사업 참여율이 저조했습니다.
문화적 저항
오래 일해야 성실하다는 가치관이 강한 사회에서는
주 4일제가 게으른 제도로 비칠 수 있습니다.
이런 인식 변화를 위해서는
경영진과 직원 모두의 마인드셋 전환이 필요합니다.
업무 재설계 필요
근무시간만 줄이고 업무 방식이 그대로라면,
오히려 남은 날의 업무 강도가 높아져 직원들이 더 피로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업무 프로세스 간소화,
자동화 도구 도입 등이 반드시 병행돼야 합니다.
한국에서의 가능성과 전략
현재 상황
한국에서는 주 4일제가 일부 IT 기업, 교육업체, 스타트업,
공공기관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조업·서비스업 비중이 높고,
장시간 근로 문화가 여전히 강하기 때문에 대규모 확산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현실적인 대안 – 주 4.5일제
완전한 주 4일제가 부담스러운 기업은 주 4.5일제를 먼저 도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금요일 오후에 조기 퇴근하거나,
격주로 하루를 쉬는 방식입니다.
이는 생산성을 유지하면서도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입니다.
도입 조건
업무 효율화 – 불필요한 회의, 보고, 결재 절차를 줄여야 합니다.
자동화 도구 활용 – 일정 관리, 데이터 입력, 고객 응대 등
반복 업무를 IT 시스템으로 처리합니다.
급여 보전 – 제도 초기에는 임금을 유지해 직원들의 신뢰를 확보합니다.
단계적 적용 – 유연한 직무(IT, 디자인, 컨설팅 등)부터
시작해 제조·의료 분야로 확장합니다.
장기적 관점
주 4일제가 자리 잡으면, 단순히 근무일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
조직 문화, 생산성 관리 체계가 함께 바뀌게 됩니다.
한국도 점차 워라밸을 중시하는 세대가 주류가 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주 4일제 확산 가능성은 높습니다.
주 4일 근무제는 단순히 근무일을 줄이는 제도가 아닙니다.
일하는 방식, 조직 문화, 성과 측정 기준을 전면적으로 재설계하는 변화입니다.
해외 시범사업 결과를 보면,
잘 설계된 주 4일제는 생산성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높이고,
직원들의 스트레스와 번아웃을 줄이며,
인재 유치와 유지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줍니다.
그러나 모든 환경에서 똑같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업종에 따라 근무일 단축이 물리적으로 어려울 수 있고,
임금 유지 여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한국처럼 오래 일하는 것이 성실하다는 인식이 강한 문화에서는
제도 도입 전에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인식 변화가 필수입니다.
현실적인 접근은 단계적 도입입니다.
먼저 IT, 디자인, 마케팅, 연구개발처럼 유연한 직종부터 시작해,
업무 효율화와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뒤 점차 확대하는 것입니다.
중간 단계로 주 4.5일제를 시도해볼 수도 있습니다.
금요일 오후 조기 퇴근이나 격주 휴무제 등을
통해 생산성과 만족도를 동시에 높이는 방법입니다.
궁극적으로 주 4일제의 핵심은
시간을 줄여도 성과를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습니다.
회의 축소, 보고 간소화,
디지털 협업 툴 활용 등
업무 효율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제도는 실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업무 방식 개선과 문화 변화가 함께 이루어진다면
주 4일제는 기업과 직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제도가 될 수 있습니다.
주 4일 근무 시대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기술과 제도의 발전, 세대별 가치관 변화가 맞물리면서,
우리는 머지않아 5일 근무가 아니라 4일 근무를
표준으로 이야기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그 변화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입니다.
지금부터 작은 실험과 개선을 시작한다면,
주 4일 근무제는 한국 사회에서도 충분히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